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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8:32)

신앙에세이

김규욱 목사 목회서신(3) 2020년03월8일

작성자관리자

작성일20.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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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 (3) - 평범한 일상이 놀라운 은혜입니다. 
 


주안에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끝 모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참으로 흉흉한 세상입니다. 얼마나 답답하고 힘겨운 삶의 무게를 느끼며 살아가고 계십니까? 오늘은 주일 입니다. 평소 같으면 주일 예배를 위해 준비하고 교회로 발걸음을 옮길 채비를 하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그런 자연스런 신앙생활의 일상이 전면적으로 멈추어지고 있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우리는 평상적이지 않은 특별한 사태를 만나기까지는 평범한 일상을 은혜로 잘 느끼지 못합니다. 위기를 만나 일상적인 삶의 흐름이 훼절되기 시작하면 그제야 우리는 삶을 돌아보고, 하나님 은혜의 손길이 함께했음을 새롭게 발견하게 됩니다.

부모 슬하에서 자란 야곱은 어머니 리브가의 도움으로 아버지 이삭으로부터 복을 받습니다. 그러나 그 일 때문에 형으로부터 보복을 당할 일생일대의 위기에 직면했고, 그 죽음의 위협을 받고서 황급히 도망치게 됩니다. 도망자 신세가 되어 돌베개로 상징되는 고난의 길을 걷습니다.

외로움, 고독, 불안이 엄습하는 길 위에서 야곱은 피곤에 지쳐 잠들었습니다. 그 잠든 사이에 하나님 여호와가 나타나시고 야곱과 언약을 맺으십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고 반드시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셨습니다(창 28:13-15).

그제야 야곱은 잠이 깨어 “하나님이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창 28:16)라고 절절하게 고백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야곱에게 부닥친 고난 이전에도 늘 야곱과 함께하셨습니다. 그러나 야곱은 하나님의 동행하심을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삶의 위기와 고난이 찾아온 후에야 하나님께서 돌보고 계심을 비로소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본 사태 이전 우리는 주일이면 당연히(!) 교회당에 와서 말씀을 듣고 기도하며 찬양했습니다. 그리고 지체들을 당연하게(!) 만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감사가 넘쳐야 할 교회 생활의 은혜를 종종 은혜의 시간으로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때때로 교회 생활에 대한 불만, 지체 간 관계의 어려움을 내색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지체에게 탓을 하는 어리석음을 노출시키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과거 신앙생활의 실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웬일로 우리는 기이한 사태를 만났습니다. 교회 오는 당연한(?) 발걸음이 막히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꺼려지는 특이한 환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예배 방송 요원들이 교회에 봉사하러 나오지만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어 안색과 표정을 알 수 없습니다. 손잡고 인사를 나누는 것마저 어색합니다. 사람 간에 2미터 이상 거리를 두라고 하는 보건당국의 예방수칙이 마치 무거운 율법처럼 우리의 마음과 행동을 불편하게 합니다.

이런 특별한 사태를 만나보니 “범사에 당연한 것은 없다”라는 새삼스러운 진실과 대면하게 됩니다. 이전 교회 생활 속에 성도들을 주안에서 반갑게 만나 즐겁게 교제하며, 때로 힘든 삶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위로하며 살아온 것이 얼마나 놀라우신 하나님의 은혜임을 비로소 알게 됩니다. 알고 보니 지나온 “평범한 일상”은 “놀라운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언젠가는 이 혼란스러운 사태가 종식될 것입니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도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 안에 있습니다. 즉, 현 사태 또한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특이한 일상”이며 주의 은혜 안에 있습니다. 이를 진실로 깨달아 가는 하늘의 지혜가 넘치시기를 바랍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하나님의 깊은 뜻을 배우고 지체를 섬길 신령한 예배적 삶의 기회는 도처에 있습니다. 바울은 극심한 고난의 옥중에서 감옥 밖의 성도들을 복음의 말씀으로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부활의 기쁨과 소망은 절망적으로 보이는 십자가 고난과 죽음 안에 이미 잉태되고 있습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만이 우리의 반석이요, 피난처이십니다. 답답한 마스크를 벗고 반가운 얼굴을 만나 서로 “일상이 놀라운 은혜”라 고백하며 부둥켜안는 감격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때까지 믿음 안에 꿋꿋이 견디시고 건강 잘 돌보시길 바랍니다. 사태의 추이를 보아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시편 146:1-5) 할렐루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찬양하라 나의 생전에 여호와를 찬양하며 나의 평생에 내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귀인들을 의지하지 말며 도울 힘이 없는 인생도 의지하지 말지니 그의 호흡이 끊어지면 흙으로 돌아가서 그 날에 그의 생각이 소멸하리로다 야곱의 하나님을 자기의 도움으로 삼으며 여호와 자기 하나님에게 자기의 소망을 두는 자는 복이 있도다

장안중앙교회 담임목사 김규욱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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